마주칠 때마다 쥰멵을 냉정히 지나치긴 했지만 찬바람이 일 정도로 쥰멵을 지나치는 밍섟이라고 맘이 편할 리 없었다. 쥰멵의 말에 마음이 상해 홧김에 날카로운 말을 쏟아내긴 했으나 그 밤의 일은 결단코 한 사람의 일만은 아니었으니까. 처음 며칠이야 정말 화가 나긴 했지만 사실 화보단 제 나름의 심술이 더 섞인 외면이었다. 밍섟은 머지 않아 쥰멵을 찾아 함께 대...
이번 생은 데뷔하겠습니다 “잘 부탁드려요.” 악수를 하는 순간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경수는 얼굴 가득 띤 미소를 지우지 않은 채 허전한 손을 꾹 쥐었다. 눈앞의 남자는, 자신이 좋아하는 변백현은 도경수를 좋아하지 않는다. 문유희 대표를 필두로 설립된 H2O 엔터테인먼트는 대형 기획사라고 할 수는 없지만 제법 내실을 갖춘 중소 기획사로 평가...
*실제 인물, 사건, 지명, 역사 등과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도망, 임신물 주의 경수는 매일 습관적으로 스스로를 진맥했다. 이는 오래된 습관으로 은군이 된 뒤 혹시 모를 중독이나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시작한 것이었다. 황제의 밀명을 수행하다 보면 뜻하지 않은 위기에 노출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특히 향을 태우는 형식의 독은 즉각적으로 반응이 오지 않...
*실제 인물, 사건, 지명, 역사 등과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도망, 임신물 주의 눈을 뜬 것은 한낮이었다. 백현은 자신이 꿈을 꾼 것은 아닌가 싶어 멍한 얼굴로 천장만 바라보다 몸을 일으켰다. 엉망으로 구겨진 옷이나 아무렇게나 깔린 금침을 보니 지난 밤이 현실이라는 것이 실감이 났다. 그러나 아무리 고개를 돌려도 그가 찾는 얼굴은 보이질 않았다. 백...
- 바이하르 왕국에는 유명한 인물이 한 명 있다. 가장 고귀한 핏줄과 가장 비천한 신분이 만나 태어난 왕의 서자로 무희였던 어머니를 닮은 아름다운 외모에 비례하는 비극을 가진 이름없는 왕자. 마음을 준 이는 모두 죽음을 맞이하고 만다는 저주의 꽃. 누구나 가지고 싶어하지만 아무도 손을 뻗지 못하는 달의 현신이라고 불리는 그는 그 비천한 태생에 비해 지나치게...
*실제 인물, 사건, 지명, 역사 등과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도망, 임신물 주의 일분일초 조차도 아까운 단둘만의 밤 - Bambi 경수가 백현의 제안을 받아들인 이유는 황제 때문이었다. 아버지의 시신이 궁에 방치된 지 닷새가 지났다는 것 또한 한몫하긴 했지만 그보다는 그의 죽음을 무마하려는 황제의 계략을 눈치챈 탓이 더 컸다. 아무리 제 핏줄이고, 황태...
*본문은 실제 인물, 사건, 지명, 역사 등과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도망, 임신물 주의 황제의 진노는 대단했다. 백현과 함께 날을 지새웠다는 것을 들어 알고 있던 그는 대놓고 경수를 지목하지는 못하였으나 당장이라도 경수를 찢어 죽일 듯 노려보았다. 아비인 태사가 죽었을 때는 이렇다 할 위로의 말 한마디 건넨 적 없는 그가 서윤에게는 어수御手까지 내어주며...
*본문은 실제 인물, 사건, 지명, 역사 등과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도망, 임신물 주의 "헉, 헉-" 말에서 내릴 때 어렴풋이 보았던 자객의 수는 모두 다섯이었다. 무릎까지 길게 자란 풀숲에 숨어 기회를 노린 덕에 셋을 처리하긴 했지만 아직 둘이 더 남아있었다. 백현은 손에 쥔 검을 고쳐 들었다. 자객들을 상대하느라 검은 물론이고 옷까지 피가 튀어 엉망...
반인반수(半人半獸). 지금은 수인이라 불리는 이것은 본디 짐승의 몸으로 태어나 대략 6~7살 정도가 되면 인간의 형태로 변할 수 있는데 성인이 되기 전까진 꼬리나 귀 등을 잘 숨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처음에는 사람과 흡사한 그들의 생김새 덕에 꺼려하는 사람이 많았으나 수인 입양 전문 회사인 PeT(personal taste)의 설립 후 입양이 본격화되면...
*본문은 실제 인물, 사건, 지명, 역사 등과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도망, 임신물 주의 백현은 약관의 나이를 훌쩍 넘기고도 정비를 맞지 않았다. 연인을 잃은 슬픔에 누군가를 마음에 들일 여유가 없기 때문이기도 했고 신분에 걸맞는 인물을 정비로 맞았다 태자의 등쌀에 떠밀려 애꿎은 이에게 피해를 주지는 않을까 걱정한 탓이기도 했다. 태자의 폐위가 결정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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